새로 찾아오는 봄은 어떤 봄이지? 뒤숭숭한 봄인가. 애잔한 봄인가. 젊었을때 입에 달고 살았던 벌거숭이 봄은 아니겠지.
코로나를 달고 세상천지 요란하게 찾아올 것 같더니만 지는 해에 묻어 은근슬쩍 다가온 새 봄이 그리워져서 밖으로 나갔드랬다.
서랍 깊숙하게 파묻어둔 카메라를 꺼내서 설렁설렁 먼지 털고 나선 저물어가는 봄 길. 콧망울 아래로 스며드는 바람에서 봄 맛이 느껴진다.
너무 오랜만에 찍는 사진이라 허둥지둥 하다가 돌아왔지만 사진이야 잘 나오면 어떻고 못 나오면 어떠랴. 동네 한 바퀴 봄내음을 흠뼉 안고 왔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나저나 급작스레 일어난 사진에 대한 열망이 며칠이나 가려나.
지는 해에 찍은 사진이기도 했지만 요즘의 우울한 이태리 사정이 사진에 반영된것같아 안타깝다. 봄이 왔지만 봄같지않은 사진. 그러나 가끔은 싱그러운 봄사진도 찍어보리라.
'벨라 비따, 이탈리아에서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상황 속 이탈리아에서 장보기 (0) | 2020.03.15 |
---|---|
전 이탈리아에 내려진 이동제한 포함 행정명령 내용 (0) | 2020.03.13 |
이탈리아 코로나바이러스 급증, 우리는 괜찮습니다. (0) | 2020.03.09 |
봄햇살과 모카포트, 그리고 3월 (0) | 2020.03.07 |
아빠가 제일 불안한 이 시국 이탈리아 (0) | 2020.03.01 |